혼자 프로덕트를 만들 때 겪는 어려움 3가지
아직 잘되고 있진 않지만, 계속 만들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성구의 인디웨이 성구입니다.
오늘은 혼자 프로덕트를 만들 때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 세 가지를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어려움은 훨씬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요즘 제가 가장 자주 마주하고 있는 세 가지를 함께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혼자 프로덕트를 만든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결정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일입니다.
무엇을 만들지, 언제까지 만들지, 이 방향이 맞는지까지도 확인해 줄 사람이 없죠.
지난주 뉴스레터에서는 무엇을 만들지보다, 무엇을 안 만들지가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선택을 줄이고 나니 마음은 조금 가벼워졌는데, 대신 그동안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혼자 만든다는 선택이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2026년이 시작되고 어느덧 3주 정도가 지났습니다. 아직 눈에 띄는 성과는 없고, 매일 조금씩 만들고만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 시기의 이야기, 잘되고 나서가 아니라 아직 잘되고 있지 않을 때의 기록을 나중을 위해 남겨두려고 합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실 이야기이기도 할 것 같아요.
모든 결정을 혼자 내려야 한다는 피로
혼자 프로덕트를 만들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결정을 하루에도 여러 번 하게 됩니다.
이 기능을 지금 만들어야 할지,
조금 더 미뤄도 되는지.
지금 이 구조가 맞는지,
아니면 처음부터 다시 잡아야 하는지.
하나하나는 사소해 보이는데, 이런 결정들이 계속 쌓입니다.
누군가에게 “이게 맞을까요?”라고 가볍게 물어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선택은 혼자서 내려야 합니다.
결정을 내리는 순간은 짧은데, 그 결정을 하기까지의 고민은 생각보다 깁니다. 그리고 그 책임도 전부 혼자 감당해야 하죠.
가끔은 결정을 미루고 있는 건지, 아니면 신중한 건지 구분이 잘 안 될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결국은, 아무도 대신 결정해 주지 않기 때문에 다시 하나를 고르고,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요즘 가장 피곤한 건 일의 양보다도, 이런 선택들을 계속 반복해야 한다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잘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을 때의 불안
결정을 내리고 나서도 마음이 편해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 다음부터가 더 애매해집니다.
이 방향이 맞는지, 지금 하고 있는 게 의미가 있는지 확인해 줄 신호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아직 사용자는 많지 않고,
명확한 지표도 없습니다.
피드백이라고 해봐야
가끔 들어오는 한두 마디가 전부입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눈에 들어옵니다. 런칭 소식, 매출 이야기, 성장 그래프들.
보고 싶어서 보는 건 아닌데, 어느새 비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조급해집니다.
나는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아니면 방향을 잘못 잡은 걸까. 아직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기라는 걸 알면서도 생각은 자꾸 그쪽으로 흐릅니다.
요즘의 불안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라기보다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느낌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인지 ‘잘하고 있다’는 확신보다 ‘그냥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를 의지하게 되는 순간이 많아졌습니다.
쉬어도 되는지 모른 채 계속 달리는 문제
혼자 만들다 보니 언제 쉬어도 되는지 스스로 판단해야 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해도 되는지,
아니면 조금 더 해야 하는지.
지금 멈추는 게 휴식인지,
포기처럼 느껴지는 순간인지.
일을 안 하면 불안하고, 일을 해도 마음이 편해지지는 않습니다.
속도를 줄이면 뒤처질 것 같고, 속도를 내면 오래 못 갈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애매한 상태로 계속 움직이게 됩니다. 완전히 몰입하지도 못하고, 완전히 쉬지도 못한 채로요.
이런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일이 힘들어서라기보다, 항상 뭔가 부족한 느낌 때문에 지치게 됩니다.
요즘은 가끔 ‘지금 이 페이스가 맞는 걸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더 빨리 가야 하는 건지, 아니면 조금 느려져도 괜찮은 건지.
아직 확실한 답은 없습니다.
다만, 멈추지 않고 계속 가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쉬는 법을 잘 몰라도, 일단은 다시 다음 날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하는 이유
이런 상태가 편해서 계속하는 건 아닙니다.
결정을 내리는 것도 여전히 어렵고,
잘 가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도 없습니다.
쉬는 법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만들고 있는 이유를 굳이 하나 꼽자면, 아직 멈출 이유는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완전히 틀렸다는 신호도 없고, 당장 그만둬야 할 만큼 싫어지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느리게라도 앞으로 가고 있다는 감각은 남아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예전의 저는 이런 상태를 견디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불안하면 바로 방향을 바꾸거나, 확신이 없다는 이유로 멈추곤 했으니까요.
요즘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불안한 상태에서도 하루를 쌓고,
완성도가 낮아도 일단 만들어 보고,
결정이 틀릴 수도 있다는 걸 감수하면서
다음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 과정 자체가 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가 정해준 길이 아니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만의 기준과 속도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느낌도 듭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가장 불안한 순간에도
코드를 치거나, 글을 쓰거나,
작은 기능 하나를 완성하고 나면
조금은 숨이 트입니다.
아마 지금은 확신이 있어서 가는 시기가 아니라, 확신이 없어도 가보면서 나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마무리하며
아직 이 선택이 옳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분명한 건, 이 시간을 지나오면서 예전과는 조금 다른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결과로 증명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지만, 불안한 상태에서도 멈추지 않고 하루를 쌓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누가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가기보다는, 속도가 느리더라도 제 기준으로 한 걸음씩 길을 만들고 있다는 느낌도 듭니다.
지금의 이 과정이 어디로 이어질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당분간은 이 질문들을 안고서 계속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혹시 비슷한 시기를 지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이 글이 지금 겪고 있는 혼란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