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성장'보다는 '생존'을 하고 있다
독립 1년 차의 솔직한 기록
안녕하세요. 성구의 인디웨이, 성구입니다.
요즘은 '성장'이라는 말을 예전만큼 자주 쓰지 않게 됐어요. SNS에는 여전히 빠르게 성장한 서비스 이야기, 매출 그래프, 수익화 성공담이 넘쳐나지만, 지금 제 하루를 돌아보면 그런 단어보다는 다른 표현이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 성장보다는 생존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내가 말하는 '생존'은 이런 모습이다
아침에 사무실이나 카페에 출근하고, 노트북을 열고, 작은 프로덕트들을 조금씩 다듬습니다. 어떤 날은 기능 하나를 만들고, 어떤 날은 구조를 정리하고, 어떤 날은 마케팅 준비를 합니다. 그러다 틈틈이 뉴스레터를 쓰고, 책 원고를 손보고, 멘토링이나 강의 자료를 만듭니다.
프로덕트를 만들다가 글을 쓰고,
글을 쓰다가 강의 자료를 정리하고,
다시 코드로 돌아오는 하루.
겉으로 보면 산만해 보일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모두 같은 흐름 안에 있는 일들입니다. 무언가를 만들고, 정리하고, 나누는 일.
대부분의 날은 눈에 띄는 변화 없이 지나갑니다. 사용자는 많지 않고, 지표도 뚜렷하지 않습니다. 프로덕트 하나 개선하고, 원고 몇 페이지 쓰고 나면 하루가 끝나 있는 경우도 많아요.
회사에 다닐 때는 출근과 퇴근이 있었고, 주말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작업과 휴식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생각이 떠오르면 밤에도 메모를 하고, 아침에 눈을 뜨면 자연스럽게 어제 하던 작업부터 떠올립니다.
요즘의 저는 이 흐름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곧 생존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성장 그래프 대신 체크하는 것들
회사에 있을 때는 OKR, KPI, 분기 목표 같은 지표들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며 일했습니다. 그래서 '성장'이라는 단어를 자주 썼어요.
지금은 다릅니다. 일을 스스로 만들고 찾아서 해야 한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예전에는 몰랐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매출이나 사용자 수 같은 숫자보다 이런 것들을 봅니다.
오늘 프로덕트에 작은 변화가 있었는지. 오늘 글을 한 줄이라도 썼는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하나라도 공유했는지.
눈에 보이는 성과는 아직 많지 않습니다. 대신 기록을 남깁니다. 무엇을 만들었는지, 어디에서 막혔는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이 기록들이 쌓이면 언젠가는 지금의 이 시간을 설명해 줄 지도가 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 길을 계속 걷는 이유
솔직히 말하면, 다른 선택지도 있습니다. 다시 회사로 돌아갈 수도 있고, 조금 더 안정적인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 불확실한 쪽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잘될 거라는 확신이 있어서라기보다는, 나만의 길을 만들어가며 이 방식으로 살아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작은 것들이 저를 계속 붙잡아둡니다. 아주 작은 피드백 하나, 누군가 남긴 짧은 메시지, 직접 만든 기능을 실제로 누군가가 써보는 순간.
큰 성과는 없어도, 이런 작은 신호들이 쌓이면서 '조금씩 앞으로 가고 있다'는 자신감을 만들어줍니다.
가끔은 이 모든 걸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완성된 모습보다 만들어가는 과정을 기록하는 게 더 맞는 사람이고, 이 기록들이 누군가에게는 작은 참고 자료가 될 수도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1년을 버틴 어느 날 밤
독립하고 딱 1년이 됐을 때의 일입니다.
그날도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하루였어요. 프로덕트를 만들고, 콘텐츠를 만들고, 지식 공유를 하고. 특별할 것 없는 하루를 보내고 자려고 누웠는데, 문득 '아, 1년이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단한 성과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뭔가 터진 것도 아닌데, 그냥 1년을 어찌저찌 버텨왔구나 싶었어요.
그 순간 뿌듯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나도 할 수 있구나. 앞으로 더 잘해보자.
그래서 요즘은 이 시기를 '성장 이전의 구간'이라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아직 프로덕트도, 사용자도, 수익도 충분하지 않지만, 지금은 씨앗을 심고 있는 단계라고요. 언제 싹이 트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분명한 건,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늘도 살아남았고, 내일도 다시 만들 것이다
아직 잘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확신도 없습니다. 그래도 오늘 하루를 넘겼고, 내일도 다시 책상 앞에 앉을 겁니다.
요즘의 저는 성공을 꿈꾸기보다는, 지속하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1년 전의 저에게 한 문장만 해준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할 수 있다. 그냥 해보자. 일단 해보자. 하면 된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도 지금 성장보다는 생존의 시간을 지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이 과정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걸 전하고 싶습니다.
오늘도 살아남았고, 내일도 다시 만들겠습니다.
성구 드림
P.S. 2월에는 프로덕트 수익화 실험을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나눌 만한 이야기가 생기면 솔직하게 공유할게요.
지금 여러분은 성장 중인가요, 생존 중인가요? 답글로 들려주세요.